오늘은 뉴스나 일상에서 종종 들리지만 정확한 뜻은 헷갈릴 수 있는 홍매화 식수라는 키워드에 대해 알아보려고 합니다.
단순히 꽃나무를 심는다는 행위를 넘어 우리 조상들은 이 나무에 어떤 의미를 담았는지, 그리고 식수라는 단어의 정확한 한자 뜻은 무엇인지 정리해 드립니다.

1. 홍매화(紅梅花)란 무엇인가요?
홍매화는 이름 그대로 붉은(紅) 매화(梅) 꽃(花)을 피우는 나무를 말합니다. 보통의 매화가 흰색이나 아주 옅은 분홍빛을 띠는 것과 달리, 홍매화는 선명하고 짙은 분홍빛 혹은 붉은색을 띠는 것이 특징입니다.
봄의 전령사로 불리며 눈이 채 녹기도 전인 늦겨울에서 초봄 사이에 가장 먼저 꽃망울을 터뜨려 설중매(눈 속의 매화)라고도 불립니다. 추위를 이겨내고 꽃을 피우는 강인함 때문에 예로부터 선비의 지조와 절개를 상징하는 사군자(매화, 난초, 국화, 대나무) 중 으뜸으로 꼽혔습니다.

2. 식수(植樹)의 정확한 한자 뜻풀이
식수라는 단어는 단순히 마시는 물을 뜻하는 식수(食水)와 발음은 같지만 뜻은 완전히 다릅니다. 나무를 심을 때는 아래의 한자를 씁니다.
심을 식(植): 심다, 세우다 나무 수(樹): 나무
즉, 나무를 심는다는 뜻입니다. 보통 개인적인 정원 가꾸기보다는 특별한 날을 기념하거나 무언가를 기원하며 의식을 갖춰 나무를 심을 때 기념 식수라는 표현을 많이 사용합니다.

3. 홍매화 식수에 담긴 주술적, 전통적 의미
그렇다면 왜 하필 다른 나무가 아닌 홍매화를 심을까요? 여기에는 민속학적이고 전통적인 상징이 담겨 있기도 합니다.
첫째, 붉은색의 벽사(辟邪) 능력입니다. 동양의 전통 신앙에서 붉은색은 양(陽)의 기운이 가장 강한 색으로 통합니다. 붉은 팥죽을 쑤어 잡귀를 쫓는 동지 풍습처럼, 붉은 꽃이 피는 홍매화는 나쁜 기운을 몰아내고 액운을 막아준다는 벽사의 의미가 있습니다. 집안이나 중요한 장소에 홍매화를 심는 것은 일종의 보호막을 치는 행위로 해석되기도 했습니다.
둘째, 출세와 합격의 상징입니다. 과거 급제자가 머리에 꽂던 꽃을 어사화라고 하는데요, 이 어사화의 모양이 매화와 닮았다고 전해집니다. 때문에 매화나무를 심는 것은 시험 합격, 승진, 명예를 기원하는 행위로 여겨지기도 했습니다. 옛 선비들이 매화를 사랑했던 것은 단순한 감상을 넘어 자신의 입신양명을 꿈꿨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셋째, 회춘과 장수입니다. 오래된 고목에서도 화려한 꽃을 피워내는 매화의 생명력은 회춘(다시 젊어짐)과 장수를 상징하기도 합니다. 건강을 기원하며 심기도 했던 나무입니다.

4. 정리하며
홍매화 식수는 단순히 땅을 파고 나무를 심는 노동이 아닙니다.
추운 겨울을 이겨내는 강인한 생명력인 매화를 붉은 양의 기운으로 피워내어, 나쁜 기운은 쫓아내고 합격이나 명예 같은 좋은 일이 깃들기를 바라는 마음을 땅에 심는 의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홍매화와 벚꽃, 비슷해 보이는데 가장 쉽게 구별하는 방법은?
집 마당이나 화분에 홍매화를 심어도 좋은 기운을 받을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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